[SEOUL] Read My Lips: Sohyun Ban, Stella Sujin, Woojung Koh

19 May - 10 June 2026

초이앤초이 갤러리는 2026년 5월 19일부터 6월 10일까지 반소현, 스텔라 수진, 고우정의 3인전 《Read My Lips》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인간 내면의 불안정한 감정과 관계 속 충돌이 서로 다른 조형 언어 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조망한다. 세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감각과 감정, 관계와 인식의 구조를 탐색하며, 억압과 충돌, 불안과 생존의 감각이 개인의 내면 안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변형되는지를 시각화한다.

 

전시명 《Read My Lips》는 단순히 “내 말을 들어”가 아닌, “내 입술을 읽어”라는 선언으로 언어로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감각과 진심, 혹은 언어라는 방패 뒤에 숨은 의도를 신체를 통해 드러내는 행위를 암시한다. 특히 연약하고 부드러우며 감각적이고 여성적인 신체 부위인 ‘입술’은 이번 전시 안에서 하나의 상징적 장치로 작동하며, 세 작가의 작업 전반에 흐르는 신체성과 주체성의 감각을 환기한다.

 

반소현(b. 1985)은 불안과 직감에서 비롯된 즉흥적인 회화적 행위를 통해 감정의 흔들림이 화면 위에 남겨지는 순간을 기록한다. 특정한 도상을 의도하며 마주한 캔버스 앞에서 모순과 불안은 손의 떨림과 같은 신체적 감각으로 발현된다. 미학적인 구성과 몽환적인 팔레트는 작가의 의도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암시하지만, 작업 과정 속 심리적 충돌은 뚜렷했던 풍경과 형상을 무너뜨리며 유동적이고 추상적인 화면을 형성한다. 화면 위에 남겨진 갈등의 흔적들은 가려지지 않은 채 드러나며, 작가의 몸이 꾸밈없이 전하는 감각의 기록처럼 읽힌다.

 

고우정(b. 1984)은 흙이라는 물성을 통해 자신과 타인,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와 상태를 풀어낸다. 작가는 머무는 장소와 환경, 그리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정체성과 감각을 탐구하며 흙을 다루기 시작했다. 하나의 덩어리로 시작해 나누어지고, 결합되고, 굳어지고, 깨지고, 다시 이어 붙여지는 도자 작업의 과정은 은유적이면서도 자전적이다. 반복되고 왜곡되는 얼굴과 신체의 형상들은 자아와 타인, 공동체 안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편집되는 정체성을 드러낸다. 끊임없이 충돌하고 변화하는 자아의 상태는 작가의 시선 안에서 편집되고, 작가의 언어를 통해 맥락을 얻으며, 작가의 손을 통해 빚어지며 형상화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이어가는 스텔라 수진(b. 1983)은 여성성에 대한 관념과 그것에 고정적으로 연관된 시각 언어를 통해 사회적 억압과 개인의 내면적 충돌을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초기 작업부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녀’의 이미지는 마녀재판과 같은 역사적 폭력과 억압의 서사를 레퍼런스하며, 현실과 신화, 종교적 서사가 교차하는 모호한 영역 안에서 형성된다. 그의 작업 속 인류, 사회, 자연, 생존 등의 모티브는 마찰과 불안 속에서 공존하며 하나의 서사를 이룬다. 작가는 꽃, 여성 성기, 진홍빛 입술 등의 상징적 이미지를 수채화 특유의 유동적인 물성과 결합시키며, 아름다움과 불안, 욕망과 위협이 공존하는 장면들을 펼쳐낸다.